2010 트렌드 웨이브 Part 01

2010-09-14   조회수 : 6850

 

지난 봄 오랜만에 서점에 들려 업무에 지친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책을 한 권 뽑아 들었다.
아쉽게도 그 공허함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시대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절박함으로 채워져 버렸다.
하지만 이 책 한 권을 통해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과 살아갈 모습을 미리 보기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머리말” 중에서
컨텐츠 생산자는 남들보다 한 발 앞선 기획으로 승부해야 한다. 때문에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기 마련이다. 방송이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는 것은 기업이 사람들의 소비행태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그런데 그동안 방송국에서는 방송의 소비자인 5천만 인구가 무엇을 좋아하고, 앞으로 어떤 것에 관심을 갖게 될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MBC는 이를 자각하고 지난 2007년부터 트렌드 연구를 해왔다. ‘MBC 컬처 리포트 - 2010 트렌드 웨이브’는 콘텐츠 기획자에게 직접적인 영감을 줄 수 있는 첫 번째 트렌드 서적이자, 2010년 대중문화 흐름을 짚어줄 예상 답안지가 되어줄 것이다.
 
Part 01 정서적 허기
 
-      자발적 허기
“최근에는 혼자서 끙끙 앓는 외톨이보다는 혼자이기를 자처하는 ‘자발적 외톨이”가 증가하고 있다. 2~3년 전부터는 글루미 제너레이션(Gloomy generation)이란 단어가 트랜드 키워드로 떠올랐다. 직역하면’우울한 세대’이지만, 의역하자면’우울한 감정이나 외로움 자체를 즐기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자발적 외톨이는 글루미 제너레이션과 일맥상통한다. 나 스스로 당당하게 외톨이의 삶을 택한 이들인 것이다.
ð 대한민국 특유의 끈끈했던 공동체 개념은 사라지고 점점 개인화 되어가는 현실이 안타깝지만 이것이 바로 현실이다. 혼자 보는 공연의 예매율이 높아지고, 1인 여행 패키지 상품이 생겨나고, 외식보다는 내식을 택하고 이에 홈쿠킹이 제품이 호황을 누리는 이러한 세상, 나는 혼자서 절대 밥을 먹지 않고 영화도 보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이 또한 트렌드이니 한번 즐겨보아야겠다.
 
-      랜덤채팅
“랜덤 채팅”이라는 사이트는 동시 접속한 익명의 사람들을 무작위로 연결 시켜 일대일 대화를 할 수 있게 만든 곳이다. 클릭 한번이면 곧바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나는 “당신”으로, 상대방은 “낯선 상대로만 표시된다.
ð 한때 일촌 신드롬이 모든 젊은 사람들에게 퍼져나갔단 적이 있다. 나 또한 일촌들과의 공간을 꾸미는데 상당부분의 시간을 투자했다. 어느 순간 작은 공간에서 벗어나 넓은 공간으로, 폐쇄적인 공간에서 개방된 공간으로, 복잡한 구조에서 단순한 구조로 변화해 현재는 트위터라는 심플한 구조의 소셜네트워킹이 인기를 끌고 있다. 다음은 어떠한 모습으로 진화할지 모르지만 일상에 지친 현대인의 일방적인 내밷음, 일탈의 한 모습이 투영된 것이 아닌가 왠지 씁쓸하다.
 
-      자기치유
적자생존의 치열한 사회에 단련된 대중은 본능적으로 모든 것은 개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강박심리는 이제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은 상처에 대한 치유조차 스스로 알아서 할 것을 종영하고 있다.
ð 자발적 허기, 랜덤채팅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는 치열한 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진화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 TV를 보다 여름휴가를 산 깊은 산사에서 보내는 ‘템플스테이’ 체험여행에 공감하고 자기에게 위로의 선물을 주는 ‘셀프기프팅(self gifting)’이 늘고 있다. MBC 설문조사에 의하면 자기 자신에게 선물을 한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이 무려 70.6퍼센트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에게 나를 사랑하는 마음이 아직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위안 삼자.
 
-      너는 팻님
이제는 애완동물이라는 표현보다 ‘반려동물’이라는 표현이 더 자연스러워졌고, ‘개 팔자가 상팔자’라는 말도 잘 쓰지 않는다, 많은 이들에게 애완동물은 정서적 교감을 나누며 ‘내 곁을 든든하게 채워줄’ 존재다.
ð 작년 7월에 청도에서 개들을 위한 콘서트가 열렸다고 한다. 한국의 애견인구는 약 1천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하고 있다니 무시 할 것이 아니다. 이 또한 외로운 현대인의 자기치유를 위한 활동이 아닐까? 현대인이 미치지 않도록 잠깐이나마 웃음을 주는 팻님들에게 감사해야겠다.
 
본의 아니게 한국 대중문화의 모습이 우울함으로 시작해 우울함으로 끝난 것 같아 매우 씁쓸하다. 하지만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에는 더욱 발랄하고 경쾌함이 많다.
다음 Part 02 “디지털 네이티브”에서는 우리의 발랄하고 경쾌한 모습을 기대하며…
 
Nscreen과 클라우드 컴퓨팅 관련 자작 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