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감을 생각하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엄마의 손 맛’의 정체는 뭘까.
웬 뜬금 없는 얘기? 하실 수도 있지만 변함없는 표정으로 언제나 내 머리 속은 언제나 현실과 상상을 요리조리 드나들기 때문에 조금 이해해주시길.
100%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나의 상식 수준에서 추측해보는 이유는 이러하다.
기본적으로 사람 손에는 36.5℃에 해당하는 체온이 있고, 이 요리하는 사람의 손의 온도가 다른 차가운 주걱이나 젓가락 등 집기를 쓸 때보다 양념이 재료에 더 스며들게 하는 효과를 낸다는 점. 그리고 재료 사이사이를 고루 어루만지는 입체적인 손놀림도 그 효과를 배가할 것이다.
둘째로는 엄마의 손 맛, 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그 본인이 익숙해진 어머니 혹은 단골집의 요리의 스타일과 양념의 맛이기 때문에 낯선 음식 맛 보다는 당연히 이미 적응된 맛의 취향에 보다 잘 맞을 수 밖에 없다.
내가 예상해 본 논리적인 이유가 그러하다면, 정서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세 개의 명사 조합에, 맛이란 단어를 꾸미는 건 두 개다. 엄마, 그리고 손.
우선 엄마. ‘고향의 맛, 시골, 전통’은 훈훈하고 토속적인 정서지만 올드해지기 쉽다. 하지만 엄마란 상징과 정서는 절대 통속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영역으로 ‘포근함, 안정, 사랑, 은혜’ 모두를 아우르는 집약체라고나 할까.
그리고 손. 실상 대부분이 자동화, 기계화 된 요즘에서도 수제 쿠키, DIY 가구, 수공예, 핸드메이드 상품 등 손이란 말이 주는 느낌은 ‘정성이 깃든, 정갈한, 유일한, 고급스러운’ 이란 표현과 동일하게 다가온다.
엄마 손 맛, 감성과 오감의 이 강력한 결합은 바로 따뜻한 사랑이다. 자극적인 조미료와 화려한 모양새는 식탐이지만, 소박하지만 정성스런 한끼의 식사는 함께여도 늘 그리운 행복을 안겨준다. 글감을 생각한 건 몇 주 전 지하철 안에서 문득이었지만 글을 마무리 하는 지금, 전보다 부쩍 가족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 많아지면서 감회가 남다르다.
엄마의 손 맛 까지는 맛보기 어렵겠지만,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운 사람들과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갖고 싶다. 목적과 이유가 없는 만남의 시간을.
[삽입 이미지 - 영화 '라따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