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와 인문학

2010-11-22   조회수 : 7728

디자이너로서 인문학 도서를 읽는다는 것.
언뜻 생각하기엔 큰 연결고리가 보이지 않을것이다.
조금은 재미없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디자이너의 견문은 비단 관련 레퍼런스 뿐만 아니라,  디자인을 하는 본질적인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가치를 창출해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더 넓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그 고민에 대한 열쇠를 인문학에서 찾고자 한다.

2000년도 초창기 IT업계의 유망직종이었던 웹디자인은 온라인 디바이스의 다양화와 더불어 각종 컨텐츠 마케팅과 함께 점점 그 뿌리에 잔가지를 더하고 현재는 "인터랙션", "UI", "UX" 라는 용어가 붙으며 점점 더 전문화 되는 추세다.
여기서 잠깐 UI와 UX의 개념에 대해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쉽게 비유하자면...

지구(Earth)는 우리에게 UI(User Interface)를 제공하고, 우리의 삶은 UX(User Experience)라 할 수 있겠다.
중요한것은 저 용어들이 지칭하는 것, HCI(Human Computing Interaction)의 주체는 바로 사용자(User)라는 점이다.
따라서 서비스 제공자는 디자이너에게 사용자환경, 사용자경험에 대한 지식과 이론을 기반으로 보다 전문화된 아웃풋을 요구하게 되고, 이것은 "접근성"의 성패를 좌우하는 일이다.

사용자는 사람(Human)을 지칭한다. 얼마 전 박혜인씨가 썼던"사람들은 사실 생각에 인색하다"라는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접근성이 높으려면 쉬워야 하고, 인지심리에 대한 통찰이 있어야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애플의 CEO 스티븐잡스는 최근 아이패드를 발표한 자리에서 애플이 추구하는 기업의 정체성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우리가 아이패드를 만든 것은 애플이 항상 기술과 인문학의 갈림길에서 고민해왔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기술을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사실은 반대로 기술이 사람을 찾아와야 합니다."

결국 최고의 기술은 '사람'을 잘 이해하는 것이어야 하고, 인문학이 그 뿌리에 있다는 것이다. 
가볍게 생각하면 마치 돈을 벌기 위해 인문학을 배워야 한다는 주장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인문학을 통해 인간사회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상상력을 기름으로 인해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엄청난 속도감으로 변화될 IT 업계에 곧 구식이 되어버릴 기술을 배우는 디자이너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거라고 감히 예측해 본다.
 

 

“당신은 하루에 몇 번, 얼마나 많이 웃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