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ing Communications 30년
1982년에 L사 판매촉진실을 시작으로 30년 이란 긴 시간 동안 광고/홍보/프로모션 일만 했다.그 동안 국내 대기업과 글로벌 IT기업에서 광고주로 15년, B광고 대행사와 창업한 네오다임에서 15년, 이제서야 광고주와 대행사입장을 균형 있게 볼 수 있는 연륜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돌아봐도 광고주 시절 줄곤 생각한 것은 광고효과, 즉 ROI였다. 측정 가능하던 그렇지 않던 광고효과를 사전에 예측하고 계획을 입안해야 했다. 회사의 경영 전략 전반적인 사항을 고려해서 책정된 예산이기에 마케팅 목표는 반드시 달성되어야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행사 시절에도 광고주와 미팅을 하거나 기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고민할 때도 줄곧 생각한 것은 의뢰된 광고/프로모션의 효과였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돈 쓰는 일이 버는 일만큼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광고주와 대행사가 달성해야 할 목표를 공유하고, 전략과 전술을 같이 논의하는 일은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업무에서 매우 중요한 절차이다. 광고주15년, 나는 대행사와 가능한 모든 정보를 공유했다. 대행사15년, 가능한 한 광고주에게 많은 질문을 통해 비즈니스 상황뿐 아니라 마케팅 목표와 전략을 파악했다. 마케팅 일은 Qualitative한 일이기에 최상의 아웃풋을 내기 위해선 함께 고민하고, 함께 연구하는 자세로 일해야 했기 때문이다. 최근 마케팅 일중 상당부분이 아웃소싱 되면서, 일반 용역 대행처럼 “갑”과 “을”의 관계가 변화하는 것은 서로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30년, 아이디어와 AIDA법칙
30년간 어는 쪽에서 일하던 항상 생각했던 것은 내가 하는 일이 고객의 Perception(지각)에 영향을 주는 것이기에 광고에 노출되는 고객의 심리적인 프로세스를 간단히 정리한 AIDA법칙,그것은 모든 기획과 아이디어의 중심이 되어 왔다. 매체 발달에 따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자연스러운 최근에는 AIDA를 AIEIS(Attention, Interest, Empathy, Involvement, Spread)로 바꾸어 BTL영역에 대입해 보기도 한다.
A(Attention) 수 많은 정보 속에서 고객의 주의를 끌지 못하면 광고/프로모션은 실패하게 된다. 매일 새롭고 깜짝 놀랄 만한 아이디어가 고객의 주목을 끌기 위해 나타난다. 시대적인 감각, 인간 사회의 다양한 이슈, 시청각을 동원한 충격적 시도는 모두 주의를 끌기 위한 것이다.. 때론 고객이 믿기 어려운 benefit을 약속하며 주의를 끌기도 하지만, 주의를 끄는 것은 광고/프로모션에서 필요조건 중 하나에 불과하다.
I(Interest), 단지 주의를 끌었다고 광고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아니다. 고객이 충분히 흥미를 느낄 만한 메시지와 Facts를 담고 있어야 고객은 구입하고 싶은 욕구와 갖고 싶은 욕망을 D(Desire)를 느낀다. 그래야만 실질적인 구매 A(Action) 행동으로 연결된다... 이 법칙에 미국 클랜드 홀은 D와 A사이에 기억 M(Memory)를 넣기도 하고, 누군 확신 C(Conviction)을 넣기도 한다. 나는 AIDA를 AISIS로 바꾸어 BTL기획의 심리적 프로세스로 생각해 보고 있다. 여기에 동원된 EIS(Empathy 공감, Involvement 참여, Spread 확산)는 지면광고, 매체광고와는 다르게 고객이 시간을 투자해 프로모션 컨텐츠를 접하는 과정에서 과장되고 왜곡된 선전이 아닌 자발적 동기로 이벤트에 참여하고, 자신이 경험하고 체험한 이벤트가 만족스런 경우 고객은 블로그,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확산하기 때문에 공감, 참여, 확산은 BTL의 성공에 핵심 개념이 될 수 있다.
BTL분야 종사자의 사명감
개인적인 소견으로 새로운 미디어등장으로 BTL영역은 갈수록 발전할 것이다. 사회와 조직이 복잡해지고 세분화되면서 BTL영역도 통합과 융합의 필요성이 나타날 것이다. 이미 BTL생태계에서는 ATL에서 요구하는 인구통계학적 데이터와 소비자/고객 Perception조사, 시장조사, 경쟁관계 등이 기획서에 반영돼야 하고, BTL프로그램/캠페인의 목표달성을 위해선 전혀 관련 없어 보이는 이질적인 조직/제품간의 결합을 시도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이를 위해 제휴, 협조 등 co-marketing관점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있다. Marketer에게 ATL/BTL의 구분은 어찌 보면 의미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제품 판매를 위한 광고/프로모션/PR의 목적과 목표는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BTL종사자는 클라이언트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이던, 그들과 같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Acceptable한 아이디어를 통해 클라이언트의 시장 창출, 고객 유지 및 관계 발전을 위해 헌신 해야 할 것이다. 또한 BTL대행사 직원은 Market Creation Mentality(시장점유 아이디어가 아닌 새로운 시장 창출)을 요구 받으며, Something new + Something different= Something special(무언가 특별한 것)을 창조해 내는 기업가적 정신을 요구 받기도 한다.
BTL대행사의 진화
BTL영역은 BTL종사자의 역량이 강화되면서 진입장벽이 높아 질 것이다. BTL종사자의 핵심 역량은 기획력, 리더십, 매니지먼트, 설득 커뮤니케이션, 협상, 디자인 관리능력, 네트워크 능력 등 전 방위적인 능력을 개발해 가야 할 것이다. 또한 분야별 전문가와 협력 관계는 매우 중요한 것이고, 업계에서 대표적인 프로젝트 수행 경험은 BTL종사자를 전문가의 위치로 올려 줄 것이다.. 그렇게 입증된 전문가의 영향력 하에서 분화된 조직이 탄생할 것이고, 분화된 조직의 전문성이 전문가적인 가치를 양산 하기 시작할 때, BTL은 전문성을 인정 받기 시작할 것이다.
향후 그들의 사명은 BTL프로젝트 효과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BTL의 컨설팅적인 가치제고를 위한 다양한 연구 활동 등 기존에 풀어보지 못한 창조적 문제해결 능력을 발전시키면서 BTL분야를 이끌어 가야 할 것이다. 마케팅 영역의 비약적 발전은 마케팅이란 학문적인 발전이 병행되면서 객관적으로 인정 받기 시작했듯이, BTL종사자는 어떤 경험이 있다는 단순한 프로필로 어필할 수 없으며, 자신만의 BTL문제해결 KNOW-HOW을 축적, 개발해야 하고, 누군가는 학문적 연구를 병행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산업에서 나타나는 BTL현상과 효과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더불어 역사와 인문학, 세계사적인 다양한 변화에 깊은 관심이 필요할 것이다.
2012년 9월
네오다임의 2018년을 내다보며......
이상옥 대표이사/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