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와야 꽃이 피고, 사람이 밥을 먹어야 살 수 있듯이, 더불어 일을 하는 조직에서 '소통'없이 일은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인 바, 그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 들어 대통령이든, 조직의 수장이든, 팀장과 팀원이든, 너 나 할 것 없이 '소통'을 이야기 한다는 것은 그만큼 부족하고 절실하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조직 내에서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 지게 할 것인가?
소통의 문제는 그것이 개인과 개인 간의 일대일 관계에서 건, 소위 갑과 을로 표현되는 상하 관계에서 건, 또는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건, 본질적으로는 동일한 선상에 있다고 본다. 소통은 기본적으로 개방적이며, 다양성을 수용하며, 공감과 공유가 바탕이 되어야 원활하게 이루어 질 수 있다. 기본적으로 조직 내에서는 일대일이거나 일대다, 또는 수평적이거나 수직적인 모든 형태의 소통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원활한 소통의 문화를 정착 시킨다는 것은 조직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필수적이다.
여기서 시작된 네오다임의 고민이 2014년 네오다이머들이 함께 하는 '페차쿠차'로 이어지게 되었다. 페차쿠차는 2003년 일본 도쿄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영국 출신의 건축가 2명이 시작한 페차쿠차는, 다수의 예술가들이 서로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작품을 공유하기 좋은 형식으로 각광 받기 시작하여, 이제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의 일환으로 광범위하게 활용되어 있다. 최근에는 TED나 세바시와 같은 형식의 행사도 많이 대중화되어 있는 데, 굳이 페차쿠차를 선택한 이유는 무얼까?
그것은 페차쿠차가 제공하는 "불편함"과 "자유로움" 때문이다. 페차쿠차 발표자는 "20X20"이라는 규칙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이는 "20장의 슬라이드를 사용하고, 한 장 당 20초 제한으로, 총 400초 동안 발표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20장이라는 분량과 총 400초라는 시간 상의 제약은 발표자에게는 "불편함"을 준다. 그러나 이러한 규칙만 지킨다면, 어떤 주제건, 또 어떤 형식이건 상관없이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이러한 "불편함"과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부자연스러움은 무엇보다 개인의 창의성을 자극하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 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제한된 슬라이드와 시간 내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수의 사람들과 공유하려면, 핵심 메시지에 대한 고민, 공감 가는 스토리로 엮어 내는 노력, 재미와 흥미를 끝까지 유지 시키기 위한 구성과 발표 등등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다. 또한 자신만의 이야기를 공유한다는 특별한 경험은 발표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모두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우려와 기대 속에 지난 3월 3일 "제1회 페차쿠차@네오다임"이 개최되었다. 총 7명의 발표자와 네오다임머 모두가 함께 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처음 접하는 형식에 어색해진 시간도 있었고, 준비한 이야기를 다 전하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발표자도 있었지만, 기발한 이야기 소재에 맞물려 자신의 생각을 재치있게 전달하는 발표자도 있었다. 다양한 사진과 이미지, 자신만의 색깔로 꾸며진 이야기들은, 화려하진 않지만 따뜻하고 맛깔나는 우리내 식탁을 연상시켰다. 그 안에 넘치는 창의성의 씨앗들은 온전히 참가한 모든 네오다이머의 가슴속에 자리 잡았으리라 믿는다.
네오다이머들은 올 한해 매월 첫째 주 월요일이면 페차쿠차를 통해 서로의 아이디어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통해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그 안에서 창의성의 꽃을 키워나갈 것이다. 아직은 어색하고 미숙한 부분들이 있지만 올 한해 네오다이머 모두 성장하는 기회가 될 것을 확신한다. 또한 4월 페차쿠차부터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참가자들이 발표자에 대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입력하고 확인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서로에게 배워나가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희망해 본다.
그렇지 않아도 바쁜데, 귀찮은 일이 또 생긴 것은 아닌가? 개인적으로는 페차쿠차가 바쁘고 과중한 업무에서 잠시 '옆길로 새'보는 시간이 되기를 진정 바란다. 특히 끊임없이 우리의 업무에 요구되는 창의성은, 기본적으로 사고의 '말랑말랑함'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불가능해 진다. '옆길로 새'는 기회가 주는 '말랑말랑함'을 즐기다 보면 '뜬금없는 길로 새'게 되지 않을까? 아마도 그 길이 우리가 찾아가야 할 길이 아닐까?